어머니, 마음이 많이 힘드시죠.
안 그래도 걱정되는 마음에 학교를 찾아갔는데
따님에 대한 위협적인 내용의 쪽지를 보셨을 때에는 마음이 무너지셨겠어요.
지금은, 어떻게 해야 될 지 당황스럽기도 하시고,
무엇보다 학교에서 혼자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하는 딸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무척 힘드실거라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학교를 안 보낼 수도 없고,
그냥 이대로 전학을 보내기는 억울하기도 하고...
또 전학 간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그리고 전학을 간다고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하는 고민 등
마음이 무척이나 복잡하고 괴로우실 거예요.
상담글에서는 따님이 친구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현재 따님과 친구들과의 갈등이 당사자 몇 명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학급 전체적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담임선생님은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은 일이 이번이 처음인지 예전에도 어려움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정보들이 없어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네요.
그래서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청소년시기가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성장하는 시기여서
친구들과의 갈등은 늘상 있는 일이고 이런 갈등들을 해결하면서 사회성(대인관계 능력)과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청소년시기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해서 ‘다 친구들과 싸우면서 커는 거지’하며 방관해서는 안됩니다.
성인의 적절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관심 있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속상하거나 힘든 감정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조언이나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한 쪽의 힘이 우월해서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우,
예를 들면 상대가 ‘선배’라든지, ‘조직’일 경우입니다.
그리고 동급생일 경우에도 친구사이의 갈등이 아닌, 일방적인 폭력이나 비행의 대상이 되었을 경우는 보호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따님은 이런 경우는 아닌 것 같군요. 맞나요?
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친구사이의 오해와 갈등이 잦거나, 길어져서 또는 친구를 사귀지 못하여 학교를 가고 싶어하지 않거나, 성적이 떨어지는 등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문제시 됩니다.
문제의 요인이 무엇이든,
제일 중요한 것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학생 본인의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친구관계의 어려움은 부모의 개입이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치 부모가 너무 섣불리 개입하면 학생 본인의 갈등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어서 차후에도 친구와의 갈등 시 자신이 헤쳐나기보다는 부모를 의지하게 되면서
그런 갈등이 반복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개입하려고 할 때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담임교사 또는 학교가 어떻게 인식하느냐(학교폭력-왕따 등-으로 인식하는가? 개인적인 갈등으로 이해하느냐?)를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부모의 인식과 담임교사의 인식이 다를 경우,
속상하시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시고,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서, 담임교사와 긴밀히 의논하며 협조하는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이 조심스러워야하는 또다른 이유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학교에 소문이 퍼지게 되어
차후 학생이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입하실 때도 부모님이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 담임교사가 전면에 나서서 개입하도록 하는 것이 더 좋으며, 담임교사의 계속적인 보호가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사항들을 대략적으로 말씀 드렸는데요,
현재 따님이 놓여 있는 상황에 대한 구체적이고 바른 이해와 적절한 대응을 위해서는
전문가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부모님이 단독으로 판단하시고 개입하시기보다
효과적이고 적절한 문제해결을 위해서
인근 청소년 상담센터와 협력하여 도움을 받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구미에 있는 청소년 상담센터로는
구미교육지원청에 위센터(구미시 신평동, 054-465-6279)가 있네요.
먼저 전화하셔서 상담하시면 적절한 도움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어머니, 힘내시고요.
어머니가 이렇게 열심히 애쓰시고 계시니까
따님도 힘내서 상황들을 잘 헤쳐나 갈 수 있을 거예요.
지금은 어머니도 따님도 힘드시지만, 오히려 이 과정들 통해서 따님이 멋진 성인으로 성장하는 기회의 시간들이 되기를 바라며,
부디 어머니와 따님에게 적절한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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